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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산하 3개 공무원 노조가 경기도의 소양고사 시험에 반대해 17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수원=장충식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취임 이후 '명찰 패용' 지시에 이어 이번에는 5급 승진자를 대상으로 한 '소양고사' 강행으로 공무원 노조와 충돌하고 있다.
도는 소양고사가 능력 위주의 인사를 위한 방안이라는 입장인 반면, 공무원노조는 일방적이고 권이적인 불통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17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는 5급 사무관 승진 대상자를 상대로 '소양고사'를 실시하기로 하고, 이날 오전 10시부터 경기도 인재개발원에서 273명에 대해 소양고사를 실시했다.
소양고사는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도입한 제도로, 일부 간부들이 능력과 관계 없이 친분에 따라 보직을 받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실시됐었다.
소양고사는 '미세먼지'와 '소득주도형 국토보유세' '지역화폐' 등 경기도의 각 실·국이 선정한 50개의 과제를 미리 예시한 뒤 이 중 10개를 선택해 사전 공개하고, 당일 시험에서 10개 중 5개를 제시하면 수험자가 2개를 골라 논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도청 공무원노조와 전국공무원 노조 경기도청 지부 등 경기도 3개 공무원 노조는 "소양고사 강행은 '신과거제도'로, 도민행정 피해가 이어진다"며 시험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도청 공무원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소양고사를 실시하게 만든 도지사의 태도에 3개 노조는 실망을 넘어 참담함을 느낀다"며 "도지사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일방적 의견을 강요하는 권위적 리더십'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비서실 갑질도 모자라 도지사까지 인사권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힘없는 직원들에게 '무조건 자기 의견을 강요하고 따라오라는 권위적 행정과 불통'을 하고 있다"며 "도지사가 말한 노동 존중과 소통, 협력은 공무원 노동자에게는 해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도청 공무원노조는 소양고사와 관련해 공무원 94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찬성이 8.8%, 반대가 90.7%로 반대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에 따라 도청 공무원 노조는 도지사의 불통에 대해 도정평가 등 투쟁을 확대하고 지속할 예정이다.
반면, 도는 사무관인 중간 간부의 경우 경기도정의 방향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와 능력 위주의 인사를 위해서는 소양고사가 필요하고, 이미 성남에서 그 효과가 검증됐다며 중단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도청 공무원 노조는 지난 7월 이 지사의 취임과 더불어 강행한 공무원 대상 '전 직원 명찰 패용' 지시를 두고 한 차례 비슷한 갈등을 겪었으며,
이 과정에서 도민들의 항의전화가 빚발쳐 도청공무원 노조 홈페이지가 잠정 폐쇄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