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를 금남구역으로" vs. "시대역행적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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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싱하소다 작성일18-10-24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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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남자를 출입금지 시키자."
"군복을 입은 남자 2명이 들어와 학교 구경을 하다 나갔는데, 기분이 불편했다."
지난달 8일 이화여대 재학생 커뮤니티인 ‘이화이언’에는 남성의 교내 출입을 금지시켜 ‘금남(禁男) 지역’으로 만들자는 주장이 나왔다. 외부인(남성)으로 인한 잇따른 사건사고로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재학생 김지은(22)씨는 "기숙사 안에 (남학생이) 침입했다더라, 여자 화장실에 남자가 숨어있었다더라 등 ‘괴담’이 끊이지 않는다"며 "남성 출입을 금지하는게 마음이 편할 것 같다"고 했다.
지난 2013년 8월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 안/조선 DB
◇‘금남구역’ 지정 목소리에 결국 ‘카드리더기’ 추가 설치한 이대
여대는 지속적으로 범죄의 타깃이 되어왔다. 지난달 27일 낮 직장인 남성 박모(55)씨가 이대 사회과학대학 건물 내로 들어와 복도 의자에서 자고 있던 학생의 신체 일부를 만진 혐의로 입건됐다. 박씨는 이 여학생이 추행 사실을 눈치채고 눈을 뜨자 그대로 도주했는데, 여학생이 달아나는 박씨를 추격해 현장에서 붙잡았다.
지난 8월에는 ‘분풀이’ 사건이 일어났다. 음식 배달을 하러 교내에 들어갔다가 음식이 바뀐 문제로 학생들과 말다툼을 벌인 후, 학교에 숨어있다가 학생 2명을 커터칼로 위협한 것이다.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건물 출입문에 ‘외부인 출입제한' 안내문이 붙어있다/김소희 기자
◇ ‘개방 흐름’ 역행할까봐 고민하는 대학들
이화여대 총무처는 지난 8일 "오는 10월 중 학교 내 샤워실·탈의실(11곳), 학생회실(42곳)에 무인 경비시스템 역할을 하는 카드리더기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외부인(남성) 출입 통제’를 전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학교가 일종의 ‘타협안’을 내놓은 것이다.
"과거에 남자가 학교 안으로 들어오려면 학생증이나 신분증을 맡기는 일대일 검사를 했지만, 이런 검사는 90년대 후반에 없어졌어요. 대학교에 기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개방을 원했고 수업하는 곳이 아닌 문화시설이나 음식점 등은 특정인을 출입 금지시킬 근거도 없고요. 시스템 상으로는 이미 수업이 끝난 후 학교 건물 내부엔 외부인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장치를 해뒀습니다" 이 대학 관계자의 말이다.
캠퍼스는 사유지가 아니고 다양한 구성원들이 다양한 목적으로 방문하는데 이를 통제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2000년대 초반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의 정책 중 하나로 관공서와 서울 시내 대학교 등을 상대로 ‘담장 허물기 사업’을 추진했다. 이때부터 대학교에 ‘개방'을 요구하는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도 커졌다.
숙명여대도 커뮤니티에 학교를 개방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숙대 관계자는 "일과시간에는 별도로 캠퍼스 내의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지 않는다"며 "캠퍼스는 사유지가 아니고 다양한 구성원들이 다양한 목적으로 방문하는데 이를 통제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고 필요성도 없다"고 했다. 다만 저녁시간에는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며 중앙상황실에서 CCTV 를 통해 교정에 돌아다니는 ‘의심스러운’ 외부인을 감지했을 경우 신원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보안을 유지한다.
다른 여대도 같은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다. 동덕여대의 경우, 지난해 총학생회 측에서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공사 인부, 배달원 등 불가피한 경우에는 출입증을 교부해달라"는 요구가 있어 검토했지만 결국 수용하지 못했다. 학교 출입구가 많고 외부인에 따라 행정부서가 나뉘어 있어 현실적으로 출입증 발급 등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음식 배달업체에 출입증 배부 사실을 알리자 ‘배달 거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덕성여대의 경우, ‘시험기간 중 외부인 출입을 막아달라’는 학생들의 요청에 따라 2주간 외부인 출입 통제를 했다. 기간 부분통제인 셈이다. 학교 관계자는 "학내에 우체국, 은행 등 상업시설이 있기 때문에 시험기간 등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외부인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남성 출입을 금지시키려면 학교 측에서도 ‘명분’이 있어야하는데 모든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학교 교수나 직원들 중에서도 남자는 많으니까요." 서울권 여대 한 관계자의 말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교문 열기는 쉽지만 닫는 건 어려워요. 대학 캠퍼스는 지역사회의 한 문화 상징이기도 해서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건 시대 흐름을 역행하는 겁니다. 특수대학원이나 야간대학원엔 남자 학생을 받고 있는 것도 다 그런 이유 때문이에요."
"군복을 입은 남자 2명이 들어와 학교 구경을 하다 나갔는데, 기분이 불편했다."
지난달 8일 이화여대 재학생 커뮤니티인 ‘이화이언’에는 남성의 교내 출입을 금지시켜 ‘금남(禁男) 지역’으로 만들자는 주장이 나왔다. 외부인(남성)으로 인한 잇따른 사건사고로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재학생 김지은(22)씨는 "기숙사 안에 (남학생이) 침입했다더라, 여자 화장실에 남자가 숨어있었다더라 등 ‘괴담’이 끊이지 않는다"며 "남성 출입을 금지하는게 마음이 편할 것 같다"고 했다.
지난 2013년 8월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 안/조선 DB
◇‘금남구역’ 지정 목소리에 결국 ‘카드리더기’ 추가 설치한 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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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건물 출입문에 ‘외부인 출입제한' 안내문이 붙어있다/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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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총무처는 지난 8일 "오는 10월 중 학교 내 샤워실·탈의실(11곳), 학생회실(42곳)에 무인 경비시스템 역할을 하는 카드리더기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외부인(남성) 출입 통제’를 전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학교가 일종의 ‘타협안’을 내놓은 것이다.
"과거에 남자가 학교 안으로 들어오려면 학생증이나 신분증을 맡기는 일대일 검사를 했지만, 이런 검사는 90년대 후반에 없어졌어요. 대학교에 기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개방을 원했고 수업하는 곳이 아닌 문화시설이나 음식점 등은 특정인을 출입 금지시킬 근거도 없고요. 시스템 상으로는 이미 수업이 끝난 후 학교 건물 내부엔 외부인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장치를 해뒀습니다" 이 대학 관계자의 말이다.
캠퍼스는 사유지가 아니고 다양한 구성원들이 다양한 목적으로 방문하는데 이를 통제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2000년대 초반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의 정책 중 하나로 관공서와 서울 시내 대학교 등을 상대로 ‘담장 허물기 사업’을 추진했다. 이때부터 대학교에 ‘개방'을 요구하는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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